이 영화를 본 지 한참이 지났지만, 이상하게도 아직 끝나지 않은 영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여전히 저는 'Shallow'를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영상을 봤을 때도, 운전하면서 갑자기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영화 내용을 전부 기억하는 것도 아닌데,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잭슨과 앨리의 표정, 마지막 무대 장면,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제 모습까지 한꺼번에 떠오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두 번 볼 자신이 없습니다. 한 번 더 본다면 그때 느꼈던 감정이 희석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영화는 제 인생영화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기 때문이에요..
농구공이 림을 맞고 튕겨 나오는 그 짧은 순간, 코트 위 모든 사람의 심장이 같이 튀어 오릅니다. 저는 그 떨림을 알기에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을 제대로 못 쉬었습니다. 줄거리만 따지면 그냥 그런 스포츠 영화 한 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 실화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희열 - 공 한 번 잡아본 사람만 아는 그 떨림저는 학창 시절 동네 농구장에서 친구들과 공만 주고받아도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정도의 경험만으로도 농구가 체력과 호흡, 그리고 머릿수가 얼마나 중요한 종목인지는 압니다. 그런데 단 6명, 교체 선수 한 명 없이 전국대회 결승까지 올라간다는 건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감동적인 설정 정도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을 한 번이라도 진..
며칠 전 늦은 밤, 딱히 볼 게 없어서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멈춘 영화 한 편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10분만 보고 끄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유해진, 이준 주연의 영화 〈럭키〉입니다. 가벼운 코미디인 줄로만 알았던 이 영화는, 보면 볼수록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꽤 오랜 시간 영화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계속 곱씹어야 했습니다. 기억상실 - 청부살인업자가 잃어버린 건 기억만이 아니었던 이유영화는 냉혹한 청부살인업자 형욱이 사우나에서 미끄러져 기억을 잃으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같은 시각, 무명배우 재성은 인생을 비관하며 같은 사우나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두 사람의 사물함 열쇠가 뒤바뀌면서 형욱은 얼떨결에 ..
몇달 전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목소리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엄마가..." 한마디 하고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 후 친구는 장례식장에서 손님을 받느라 정신없을 땐 몰랐는데, 발인이 끝나고 집에 혼자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미친 듯이 배가 고프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냉장고를 열어도, 밥솥을 봐도 먹을 게 없었다고 해요. 정확히는, 엄마가 해주던 그 밥이 없었던 거였습니다. "몸이 그렇게 안 좋으셨는데 한 번을 내색 안 하시고 늘 따뜻한 밥을 차려주셨거든. 그게 너무 그리워서 미치겠어." 친구는 그 말을 하면서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그 통화를 끊고 며칠 뒤, 영화 을 봤습니다. 엄마가 해준 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하는 남자 하민의 이야기였어요.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죽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제목부터 너무 뻔해 보였거든요. '강아지 나오는 힐링 영화겠지, 뭐.' 야근을 마치고 소파에 늘어져 그냥 틀어놓은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십 분도 지나지 않아 자세를 고쳐 앉게 되더라고요. 정확히는, 무릎 위에 올려둔 휴대폰을 슬그머니 내려놓은 순간부터였습니다. 화면 속에서 길바닥에 갑자기 쓰러지는 한 여자, 그 옆에서 어쩔 줄 몰라 낑낑대는 강아지 한 마리. 별거 아닌 장면인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제가 키우던 반려견 '초코'를 떠나보낸 지 일 년이 다 되어가던 때라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이후로 이 영화를 두 번 더 봤습니다. 한 번은 혼자, 한 번은 엄마와 함께요.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이거, 단순한 힐링물이 아니구나! 연결 - 여러 사람, 한 마리 강아지로 이어..
차태현이라는 이름만 보고 '웃긴 영화겠네' 하면서 별생각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코미디인 줄 알고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 헬로우고스트는 그런 영화입니다. 개봉한 지 꽤 됐지만 볼 때마다 이상하게 새로운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코미디 — 웃다가 어느새 진지 모드초반부는 누가 봐도 코미디 영화처럼 시작합니다.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난 주인공 상만이 갑자기 네 명의 귀신을 보게 되고, 그 귀신들이 다짜고짜 그의 몸에 들어와 같이 살겠다고 떼를 쓰는 장면들이 정말 웃겼습니다.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리는 귀신, 먹는 것에 환장한 귀신, 사랑에 빠져 정신없는 귀신, 엄살이 유독 심한 귀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