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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코코> 리뷰|기억해 준다는 것의 의미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의 앨범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저보다 어렸을 때의 얼굴도 너무 신기했고 할머니가 젊었을 때의 얼굴도 좋았습니다. 그 앨범에는 할머니의 할머니 사진도 있었습니다. 고조할머니. 돌아가셨지만 사진은 남아있었죠. 저는 영화 를 보면서 그때 보던 사진들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은 죽는 순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지 않을 때 정말 사라지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금지한 가족미구엘은 전설적인 가수 델라 크루즈를 동경하며 자신도 언젠가 그런 뮤지션이 되기를 꿈꿉니다. 그런데 정작 자기 가족은 음악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과거 고조 할아버지가 음악을 좇아 집을 떠나 다.. 2026. 7. 11.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 리뷰|나도 미정의 얼굴부터 평가하고 있었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볼까요. 저는 성격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얼굴부터 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넷플릭스 영화 를 보기 전에도 그랬습니다. 고아성 배우가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놀림받는 미정을 연기한다고 하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고아성 배우가 못생긴 인물로 보일 수 있을까?’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그 생각부터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미정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저 역시 배우의 얼굴이 배역에 충분히 어울리는지부터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사람들이 미정에게 했던 일을 관객석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는.. 2026. 7. 10.
디즈니 영화 <모아나> 실사판 리뷰|굳이 다시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디즈니가 를 실사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솔직히 '굳이...?' 였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나온 지 아주 오래된 것도 아니고, 이야기와 음악, 캐릭터까지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그 의문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전개와 결말이 원작과 거의 같아 새로운 이야기를 본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극장에서 직접 만난 바다와 배우들의 얼굴은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는 것과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작품은 아니지만, 실사 영화로 다시 볼 이유를 어느 정도는 만들어낸 영화였습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익숙했지만 바다는 달랐다이번 실사판은 원작의 큰 줄기.. 2026. 7. 9.
넷플릭스 영화 <클라우스> 리뷰|착한 일은 착한 마음에서만 시작될까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된 우정이 한 마을을 바꾸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리뷰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착한 일을 시작한 이유까지 반드시 착해야 할까요. 제스퍼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배달한 것이 아닙니다. 편지 6,000통을 처리하고 하루빨리 얼어붙은 섬을 떠나려는 계산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제스퍼의 변화가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습니다. 처음부터 마음씨 좋은 주인공이었다면 이 영화가 지금처럼 재미있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선행의 시작은 욕심이었다우편학교에서도 성실하게 생활하지 않던 제스퍼는 아버지에 의해 스미어렌스버그라는 외딴 섬으로 보내집니다. 1년 안에 편지 6,000통을 처리하지.. 2026. 7. 8.
영화 <백수아파트> 리뷰|소리는 들리는데 얼굴을 모른다는 것 예전에 반지하 자취방에 살 때 밤마다 쿵쿵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어김없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위층이겠거니 했는데, 소리 방향이 묘하게 달라서 확신이 서질 않았습니다. 벽을 타고 오는 건지, 옆에서 오는 건지. 반지하라는 구조 탓인지 소리가 사방에서 오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러다 보면 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발소리인지 물건을 떨어뜨린 건지, 리듬이 일정한지 불규칙한지. 잠을 자야 하는데 소리를 분석하고 있는 겁니다. 그때 저를 괴롭힌 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었습니다. 소리의 주인을 모른다는 사실이 저를 더 갉아먹었습니다. 얼굴을 알면 화라도 낼 수 있는데, 얼굴 없는 소리한테는 감정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복도에 나가봤다가 아무것도 확인 못 하고 그냥 들어온 날도.. 2026. 7. 7.
영화 <사람과 고기> 리뷰|그분이 춥다는 걸 그날 처음 느꼈습니다 몇 년 전 겨울이었습니다. 너무 추워서 발을 동동거리면서 걷고 있던 중에 동네 골목에서 폐지를 주우시던 할머니 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항상 거기 계시던 분이라 늘 그냥 지나쳤는데, 그날따라 손이 너무 시려보여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제 주머니에 있던 손난로를 쥐어드리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거기 계신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분이 춥다는 건 그날 처음 느꼈구나 싶어서요. 계절이 몇 번 바뀌도록 거기 계신 분이었는데. 를 보고 난 뒤 그 골목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때문에 떠오른 건지, 원래 잊지 못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풍경이 된 사람들영화는 가난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 .. 2026. 7. 6.
영화 <와일드 씽> 리뷰|관객들의 웃음소리까지 영화의 일부였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웃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코미디 영화니까 가볍게 즐기다 오자는 생각은 했지만, 옆자리 눈치가 보일 정도로 크게 웃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개봉 전 공개된 트라이앵글의 'Love is'와 최성곤의 '니가 좋아' 뮤직비디오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 평소 이 배우들에게서 댄스와 랩, 세기말 가요계의 감성을 떠올리기는 어렵잖아요. 이 조합이 무대에서 대체 뭘 보여줄지 궁금해서 극장으로 갔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예고편은 본편의 1%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지해서 더 웃긴 배우들영화는 2000년대 초 인기를 누렸던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이 갑작.. 2026. 7. 5.
영화 <마티 슈프림> 리뷰|마티의 진짜 재능은 탁구가 아니었다 세계 최고를 꿈꾸는 탁구 선수 마티의 질주를 그린 영화 리뷰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을 보면서 가장 신기했던 건 마티의 탁구 실력이 아니었습니다. 경기에서 진 다음에 그가 다음에 한 행동이었습니다. 마티는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경기에서 말도 안되게 져버립니다. 만약 저였다면 바로 숨어버립니다. 연락은 당연히 안받고 SNS는 닫아버리고 사람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지길 바라면서 기다리겠죠. 그래서 저는 마티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마티는 절대 숨지 않습니다. 처참하게 지고, 허풍이 들통나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해도 곧바로 다음 승부를 찾아냅니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야 할 상황에서 더 큰소리를 칩니다. 저는 그게 너무 신기해서 보는 내내.. 2026. 7. 4.
영화 <눈동자> 리뷰|우리 둘 다 틀렸다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가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파해치는 영화 리뷰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친구와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냅킨에 이름을 적었습니다. 영화 가 끝나고 나서요. 각자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인물 이름을 종이에 쓰고 동시에 펼쳐 보자고 했습니다. 셋을 세고 펼쳤는데, 둘 다 달랐습니다. 그리고 둘 다 틀렸습니다. 둘다 상영 내내 엉뚱한 사람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억울하진 않았냐고요. 저도 그 말을 하려다가 웃음이 먼저 나왔습니다. 정성껏 의심했던 인물이 멀쩡하게 살아서 엔딩을 맞이하는 걸 보고, 어이가 없어서 픽- 웃어버린 그 순간.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이 영화가 가장 잘 해낸 부분인 것 같습니다. 상영 내내 관객의 시.. 2026. 7. 3.
넷플릭스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리뷰|문어의 눈으로 사람을 본 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을 본 건 꽤 오래전 일인데, 그 이후로 문어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한 남자가 매일 바다에 들어가 야생 문어 한 마리와 교감을 쌓아가는 이야기인데, 보면서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문어가 왠지 사람같아 보였거든요. 서로를 탐색하고,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히고, 신뢰가 쌓이면 비로소 몸을 가까이 두는 그 방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과 다를게 없어 보였어요. 특히 문어가 천적을 피해 몸의 색을 주변에 맞춰 바꾸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낯선 자리에서 분위기를 읽고 자기 모습을 조정하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로 을 봤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뭔가 달랐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마셀러스 쪽에서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람인에.. 2026. 7. 2.
영화 <마이클> 리뷰|그냥, 마이클이 보고 싶었던 거예요 마이클 잭슨의 삶과 무대를 그린 전기 영화 리뷰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러 가면 늘 팝콘과 콜라를 양쪽에 끼고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날은 이상하게 빈손으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뭔가를 먹으면서 가볍게 즐기러 가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보지 못한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었거든요. 극장 불이 꺼지고 Wanna Be Startin' Somethin'의 인트로가 흘러나오는 순간, 그 기분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스크린 속에서 그 익숙한 실루엣이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진짜로 그가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이 들더라고요. 영화 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는 건 보러 가기 전부터 알고.. 2026. 7. 1.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리뷰|40대가 되니 다시 보인 월터의 16년 돌이켜보면 저는 계획만 실컷 세우고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일이 꽤 많습니다. 자격증 공부를 하겠다며 책부터 사놓고 표지 한 번 넘겨보지 않았다거나,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만 1년 넘게 하면서 이력서 한 줄 고치지 못했다거나. 정작 손은 움직이지 않으면서 계획을 다 해낸 뒤의 모습만 머릿속으로 실컷 그렸던 거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혼자 이불 속에서 생각합니다.‘그때 그냥 할 걸.’ 영화 를 다시 보고 나서 한동안 그런 밤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영화를 40대가 되어 다시 보니 8년 전 처음 봤을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험 전 준비처럼 보였던 시간영화 초반에는 월터의 반복되는 .. 202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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