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주의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야간 현장직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부모님이 몇 번이고 찾아오셨습니다. 엄청 말리셨어요. 너 어쩌려고 그러냐고… 큰일난다고. 그만큼 걱정이 크셨던 거겠죠.그래도 저는 결국 제 결심대로 그만뒀고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무엇 때문에 지쳐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버텼었는데… 지금은 마음도 편해지고 표정도 밝아졌지요.돌이켜보면 부모님이 저를 걱정하셨던 건 살면서 직접 겪어왔던 불안을 제가 똑같이 겪을까 봐서였을 겁니다. 본인들에게 안전해 보이는 길을 저에게도 권하신 거죠. 그 마음이 잘못돼진 않았습니다. 부모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도요. 다만 그 ‘안전한’ 길이라는 게 제가 느끼는 ‘안전함’과는 달랐다는 ..
※ 스포주의마이클은 감옥에 있는 한나에게 오랜 시간 테이프를 보냅니다. 두 사람이 함께 읽었던 책을 낭독한 카세트 테이프를.주소도 알고 있었고, 한나에게 직접 찾아갈 수 없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편지 한 통, 면회 한 번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테이프만 보냈습니다.영화 를 보고난 제 머릿속에는 마이클만 남아 있었습니다. 테이프, 기묘한 소통방식영화는 열다섯살 마이클과 서른 여섯살 여인 한나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짧고 강렬한 여름을 보내면서 마이클은 한나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나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라집니다.수년 뒤 마이클은 법대 세미나 수업의 일환으로 참관한 법정에서 피고인석에 앉은 한나를 발견합니다. 한나는 나치 강제수용소 감시원으로 일하며 수감자들..
※ 스포일러 주의 제가 첫 직장 수습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싶어서 항상 머릿속에 일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주일 정도를 준비했던 보고자료가 있었는데 팀장님한테 형편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날에요. 일주일 내내 머리싸매고 준비했었는데... 팀장님한테도 너무 서운했고 마음이 착잡하고 우울한 기분이 풀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때 같이 살던 친구는 그걸 알 리가 없었고, 퇴근길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 들고 집에 왔습니다. 파티 준비를 하자는 친구한테 저는 막 쏘아붙였습니다. “지금 그거 할 때야?”싸움이 됐습니다. 친구는 많이 서운해했고, 저는 그 와중에도 제 얘기만 계속했습니다. 분이 풀리지 않아서요. 나중에 화해는 했지만 뭔가 예전 같지 않은 느낌이 한..
※ 스포일러 주의 유튜브 쇼츠를 올려보다가 갑자기 “회사는 네가 없어도 잘 굴러간다. 다른 사람을 뽑아서 그 자리에 앉히면 되니까.”라는 내용의 짧은 영상을 보게 됐는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내 자리, 대체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회사는 내가 없어도 별문제 없이 돌아가겠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계속 곱씹다보니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사실이 내가 그곳에서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라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리는 다른 사람이 채울 수 있어도, 그 자리에 앉아 보낸 시간까지 대신할 수는 없으니까요.극장에서 봤던 ‘미키17’이 그때 다시 떠올랐습니다.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업2025년 2월 국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은 죽으면 새로운 몸으로 다시 프린트되는 ‘..
※ 스포일러 주의 누군가 지금 제 삶을 백만장자의 삶과 바꿔주겠다고 하면 저는 거절할 자신이 없습니다. 돈이 전부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너무 많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굿 포츈 포스터를 보고 그냥 바로 틀었습니다. 맥주 한 캔을 옆에 두고 가볍게 웃다가 잘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다 보고 나서는 웃음기가 빠진 채로 제 삶을 한 바퀴 돌아보고 있었습니다.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뻔한 이야기라고 할 거고, 누군가는 저처럼 한동안 여운에 잠겨 있을 겁니다. 저는 확실하게 호 쪽이었습니다.은 2026년 1월에 국내 개봉한 판타지 코미디 영화로, 아지즈 안사리가 감독과 각본과 주연을 전부 맡았습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천사로 나온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인데, 존..
※ 스포일러 주의 포스터 속 레이첼 맥아담스의 얼굴을 보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제 최애 영화 의 메리가 나오는 또 다른 시간여행 로맨스라니. 혹시 두 영화가 어디선가 연결되는 건 아닐까 하는 기대도 살짝 있었습니다. 은 제가 싸운 날 밤마다 꺼내 보는 비상약 같은 영화라서, 같은 배우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영화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보는 내내 어딘가 겹쳐 보였습니다. 마치 같은 이야기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나눠 가진 것처럼요.2009년 개봉한 는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이 연출한 시간여행 로맨스입니다. 오드리 니페네거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고, 에릭 바나와 레이첼 맥아담스가 부부를 연기합니다. 여담이지만 레이첼 맥아담스는 이 영화와 , 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