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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영화 & 애니메이션26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리뷰|파이는 왜 호랑이를 먹여 살렸을까 마음이 참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다니던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직원들이 하나둘씩 회사를 떠나던 때였습니다. 그중에는 어린아이를 둔 외벌이 아빠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대출 빚이 남아 있던 터라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출근해야 했습니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봤지만 연락 오는 곳은 없었고, 결국 저도 회사를 나오게 됐습니다. 갑자기 망망대해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저는 우선 바로 할 수 있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오토바이를 몰 수는 없고, 자전거도 없어서 일단 도보로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걸어다니며 배달을 하니, 첫날에는 겨우 세 건을 하고도 온몸이 녹초가 되었습니다. 조금씩 건수를 늘려갔지만 취업 준비와 병행하니 벌이는 기대만큼 되지.. 2026. 9. 7.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내 선택은 ‘다정한 먼지’ 감기에 심하게 걸린 채 출근한 날이 있었습니다. 하필 회사 일이 바빠 조퇴할 수도 없었습니다. 약을 먹으며 버텼고, 다른 사람에게 감기를 옮길까 봐 점심도 혼자 서둘러 먹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얼마 뒤 옆자리 동료가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을 내밀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갔다가 제 생각이 나서 샀다고 했습니다.유자차 한 잔을 마신다고 감기가 낫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남은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조금 힘이 났습니다. 아픈 몸으로 혼자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제 상태를 보고 있었던 겁니다. 덕분에 저는 그날 남은 일을 마치고 정시에 퇴근할 수 있었습니다.벌써 5년도 지난 일이니 그 동료는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유자차의 맛보다 카.. 2026. 9. 4.
영화 <그린 북> 리뷰|두 사람 모두 가난했다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저는 아르바이트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용돈도 직접 벌어보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학교 밖에서 뭔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그런데 엄마 생각은 달랐습니다.“아르바이트할 시간에 공부해서 장학금 받는 게 낫지.”그래서 1학년 첫 학기에는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고 장학금도 받았습니다. 엄마는 아주 좋아하셨습니다.저도 기뻤지만 이상하게 답답했습니다. 그냥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시험 보고, 성적을 받는 게 고등학생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결국 저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보는 손님을 상대하고, 사장님 눈치를 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친절하게 말했는데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고,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의외로 따뜻한 사람도 만났습니.. 2026. 8. 29.
영화 <퍼펙트 데이즈> 리뷰|카메라 밖에도 히라야마는 많았다 ※ 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변기를 닦는 장면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진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절대 편안하지 않거든요. 더러워진 변기의 모습과 냄새를 잘 아니까요. 영화 의 히라야마는 작은 거울을 변기 아래로 밀어 넣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확인합니다. 얼룩이 남지 않도록 몇 번이고 닦고, 다음 화장실에서도 똑같은 동작을 반복합니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문득 조금 우스워졌습니다. 남이 매일 변기를 닦는 모습에서는 평온함을 느끼면서, 정작 제가 매일 반복하는 설거지와 문서 작업, 출퇴근은 지긋지긋했으니까요.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인데 히라야마의 반복에는 리듬이 보였고, 제 반복에서는 피로만 느껴졌습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생긴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영화 .. 2026. 8. 26.
영화 <줄리 & 줄리아> 리뷰|줄리아를 다시 불러낸 줄리, 그다음에 선 나 저는 요즘 영화를 예전처럼 편하게 보지 못합니다. 장면이 지나갈 때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써야 재미있을까’, ‘다른 리뷰와 무엇이 달라야 할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영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블로그인데 어느 순간 영화가 감상보다 글감에 가깝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줄리 & 줄리아〉를 보면서 오래된 작품을 다시 보고 글로 쓰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요리와 글쓰기가 두 여성의 삶을 바꾸는 영화인데, 보고 나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과도 연결돼 보였습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줄리아의 책이 줄리의 하루를 바꿨다2002년 뉴욕에서 민원 업무를 처리하던 줄리 파웰은 반복되는 직장 생활과 이루지 못한 작가의 꿈에 지쳐 있습니다. 잘나.. 2026. 8. 19.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리뷰|우리가 삶을 미루는 두 가지 방식 은 시작 전부터 귀를 기울여볼 만합니다. 디즈니 로고와 함께 익숙한 팡파르가 나오는데, 평소와 달리 어딘가 삐걱거리고 서툽니다. 실수가 아닙니다. 제작진이 일부러 서툴게 연주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뒤이어 학생들의 서툰 연주가 이어지고 조 가드너의 중학교 음악수업이 시작됩니다. 웅장하게 들려야 할 디즈니 팡파르부터 중학교 밴드의 소리처럼 만들어버린 셈인데요. 이 시작이 과 꽤 잘 어울렸습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삶도 완벽하게 준비된 뒤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는 의 22였던 적이 있습니다. 사무직에서 현장직으로 이직을 결심했을 때인데요. 이 회사는 이래서 힘들 것 같고, 저 회사는 저래서 아닌 것 같고. 모르는 .. 2026. 8. 17.
영화 <아메리칸 셰프> 리뷰|아들이 아버지에게 가르친 것 레스토랑을 떠난 셰프가 푸드트럭으로 다시 요리를 시작하는 영화 리뷰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에는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는 어떤 영화일까?2015년 1월 7일 국내 개봉한 는 존 파브로가 각본·감독·주연을 맡은 코미디 영화입니다. 존 파브로가 셰프 칼 캐스퍼를 연기하고, 엠제이 안소니, 소피아 베르가라, 존 레귀자모, 스칼렛 요한슨, 더스틴 호프만 등이 출연합니다. 러닝타임은 114분이며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실제 푸드트럭 문화를 알린 한국계 미국인 셰프 로이 최가 공동 프로듀서이자 음식 자문으로 참여해 영화 속 메뉴와 주방의 디테일을 만들었습니다. LA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셰프 칼은 음식평론가와의 SNS 설전과 오너와의 갈등 끝에 일을 그만둡니다. 이후.. 2026. 8. 9.
영화 <루프맨> 리뷰|예의는 바르지만 책임은 피한 남자 맥도날드 지붕을 뚫어 강도질을 한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 리뷰입니다. ※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은 어떤 영화일까?2025년 10월 10일 개봉한 은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이 연출하고 키트 건과 함께 각본을 쓴 범죄·코미디 장르의 영화입니다. 채닝 테이텀, 커스틴 던스트, 러키스 스탠필드, 주노 템플, 피터 딩클리지 등이 출연하며 러닝타임은 126분, 국내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입니다. 실존 인물 제프리 맨체스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가족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었던 퇴역 군인 제프리는 맥도날드 지붕을 뚫고 침입해 돈을 훔치다 체포됩니다. 이후 교도소를 탈출한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토이저러스 매장 안에 숨어 살면서 '존'이라는 이름으로.. 2026. 8. 7.
영화 <오토라는 남자> 리뷰|문을 열기로 선택한 사람 짝꿍과 말다툼을 하고 나서 화해하고 싶은데 눈치만 봤던 날이 있었습니다. 진짜 별 것도 아닌 양말 벗는 것 가지고 싸우고는 그게 뭐라고 먼저 사과 하기는 또 싫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제 짝꿍도 먼저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풀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 이런저런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 저는 피곤해져서 낮잠이나 자려고 방에 커튼을 다 치고 이불 덮고 누웠습니다. 반쯤 잠들려 하는데 밖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나 아이스크림 먹을건데, 먹을래?” 너무 졸리고 귀찮았습니다. 잠이 막 들려고 하던 차에 깨버려서 순간 화가 더 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일어나서 나갔습니다. 아이스크림은 핑계였고, 화해하고 싶었으니까요. 영화 를 보면서 그 날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게 생각났습니다.※ 스포주의|본.. 2026. 8. 3.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리뷰|아버지가 내려놓은 것 서로 다른 원소 앰버와 웨이드의 만남을 그린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리뷰입니다.※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1.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기본 정보와 줄거리기본 정보개봉: 2023. 06. 14.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감독: 피터 손(〈굿 다이노〉)각본: 존 호버그, 캣 리켈, 브렌다 슈출연: 레아 루이스(앰버), 마무두 아티(웨이드), 로니 델 카르멘(버니), 실라 오미(신더)러닝타임: 109분관람등급: 전체 관람가〈엘리멘탈〉은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이 이민자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픽사 애니메이션입니다. 국내에서는 724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고,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올.. 2026. 8. 1.
영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리뷰|목소리는 보냈는데 말은 걸지 않았다 마이클은 감옥에 있는 한나에게 오랜 시간 테이프를 보냅니다. 두 사람이 함께 읽었던 책을 낭독한 카세트 테이프를. 주소도 알고 있었고, 한나에게 직접 찾아갈 수 없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편지 한 통, 면회 한 번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테이프만 보냈습니다. 영화 를 보고난 제 머릿속에는 마이클만 남아 있었습니다. 목소리는 계속 보냈는데, 왜 말은 걸지 않았을까.※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영화 작품 정보2009년 3월 26일 국내 개봉한 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연출하고 데이비드 헤어가 각본을 맡은 드라마 장르의 영화입니다. 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데이빗 크로스가 출연하며 러닝타임은 123분, 관람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입니다. 베.. 2026. 7. 29.
영화 <리얼 페인> 리뷰|나는 벤지가 싫었다. 그래서 더 오래 생각났다 제가 첫 직장 수습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싶어서 항상 머릿속에 일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주일 정도를 준비했던 보고자료가 있었는데 팀장님한테 형편없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날에요. 일주일 내내 머리싸매고 준비했었는데... 팀장님한테도 너무 서운했고 마음이 착잡하고 우울한 기분이 풀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때 같이 살던 친구는 그걸 알 리가 없었고, 퇴근길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 들고 집에 왔습니다. 파티 준비를 하자는 친구한테 저는 막 쏘아붙였습니다. “지금 그거 할 때야?” 싸움이 됐습니다. 친구는 많이 서운해했고, 저는 그 와중에도 제 얘기만 계속했습니다. 분이 풀리지 않아서요. 나중에 화해는 했지만 뭔가 예전 같지 않은 느낌이 한동안 남았습니다... 202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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