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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 리뷰 (촉각, 변화, 마음)

어두운 방, 손가락 하나로 더듬더듬 벽을 짚는 아이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 순간 저는 숨을 멈췄어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일곱 살 아이, 은혜의 첫 등장 장면이었습니다. 평소 영화 보면서 잘 안 우는 편인데, 이날은 시작한 지 10분 만에 눈물이 났습니다. 빚에 쪼들려 전세 보증금 8천만 원을 가로채려고 아이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제식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처음엔 '저 사람 진짜 나쁘다' 싶다가도 어느새 같이 무너지게 되더라고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시청각장애라는 말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상상도 못 했고요. 이 글에서는 스포일러를 포함해서 제가 직접 느낀 감정 그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도, 이미 보신 분들도 같..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17:13
영화 <인턴> 리뷰 (기다림, 공감, 여운)

새벽 두 시였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뭐 볼지 십 분째 스크롤만 하다가 별 기대 없이 눌렀던 영화가 있습니다. '인턴'. 제목부터 너무 평범해서 그냥 자기 전에 가볍게 보고 끌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끄지 못했습니다. 70대 할아버지가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이야기. 내용도 대충 알 것 같았고 감동도 있을 것 같았는데 예상한 것 보다 훨씬 깊은 여운이 남는 영화. 너무 빠져들어 봤네요. 그날 이후로 저는 이 영화를 세 번 더 봤습니다. 그리고 볼 때마다 다른 게 보였어요. 기다림 - 아무 일도 안 시키는데도 괜찮은 신입벤 휘태커,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한 이 노인은 출근 첫날부터 책상에 앉아만 있습니다. 둘째 날도, 셋째 날도 똑같습니다. 아무도 그에게 일을 주지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08:31
영화 <만약에 우리> 리뷰 (리메이크, 배우들, 현실)

솔직히 저는 문가영 씨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습니다. 구교환 씨 보러 들어갔다가, 영화가 끝난 뒤에는 문가영 씨를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T 성향이라 감정 표현이 서툰 편인데, 마지막 편지 장면에서 눈물샘이 열렸습니다. 거창한 반전도, 억지 눈물도 없는데 끝나고 나서 여운이 꽤 길게 남는 영화였습니다. 리메이크 — 원작을 모르고 봤더니 오히려 잘됐던 일이 영화는 2018년 중국에서 흥행한 멜로 영화 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엔 좀 걸렸습니다. 리메이크 영화는 원작 팬들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오히려 어중간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그런데 저는 원작을 보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어떤 선입견도 없이 이 영화 자체로만 판단할 수 있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게..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20:18
영화 <전,란> 리뷰 (낮밤 대비, 연기력, 신분제)

결말을 보고 나서 솔직히 '좀 싱겁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7년의 오해가 대화 몇 마디로 풀리는 게 너무 쉽지 않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종려가 죽는 순간까지 붉은 끈을 풀지 않았다는 장면이 계속 떠올라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제야 제가 이 영화를 얕게 봤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로 해소되는 오해보다, 끝내 풀지 않은 끈 하나가 훨씬 더 많은 걸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낮밤대비 - 신분제의 명암을 가르는 시간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낮과 밤의 대비였습니다. 단순히 시간대 차이가 아니라, 신분 질서의 명암을 시각적으로 가르는 연출 장치로 쓰였습니다. 선조가 대동사상을 주창한 정여립 무리를 처단하고 목을 내거는 장면은 대낮에 이루어집니다. 신분 질서를 공고히 하는 행위가 가장 밝..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13:57
<참교육> 리뷰 (줄거리, 교권침해, 카타르시스)

드라마를 보다가 욕할 뻔 했습니다. 그것도 꽤 여러 번이나요. 처음에는 분노해서, 나중에는 후련해서, 마지막에는 씁쓸해서였습니다. 넷플릭스 참교육은 그런 드라마입니다. 현실이 될 수 없는 판타지인데, 왜 이렇게 절실하게 원하게 되는지를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설정은 황당하지만 감정은 전혀 황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뉴스에서 보다 못해 화면을 꺼버리고 싶었던 그 답답함을, 이 드라마는 정면으로 받아서 터뜨려 줍니다. 줄거리 - 교권국이 태어난 이유이야기는 교사 최가윤의 죽음에서 시작됩니다. 문제 학생 조규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생님은 결국 그 학생의 흉기에 찔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더 참을 수 없었던 건 사건 이후였습니다. 규철은 법정에서 "선생님을 사랑했다"는 말을 늘어놓았고,..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02:12
영화 <군체> 리뷰(집단 지성, 강한 몰입감, 아쉬운점)

귀신 영화는 무서워서 못 보는데, 이상하게 좀비 영화는 좋아합니다. 부산행, 반도,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솔직히 말하면 이제 좀비가 뛰어다니든 기어다니든 크게 놀랍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군체도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들어갔습니다. 연상호 감독 신작이라고 해서 호기심은 있었지만, "또 좀비물이네"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 불이 켜졌을 때, 오랜만에 "이건 집에 가서도 계속 생각나겠는데?"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라인업도 화려해서 기대했지만, 그보다 더 인상에 남은 건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집단지성 - 좀비가 똑똑해지면 이렇게 무섭다군체가 무서운 이유는 좀비가 많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좀비가 점점 똑똑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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