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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하루만 온다 해도 만날 겁니다

by 그린팝콘 2026. 7. 22.
📖 목차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포스터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포스터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오며 시작되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뷰입니다.
※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기본 정보와 줄거리

기본 정보

  • 개봉: 2018. 03. 14.
  • 장르: 멜로·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 감독: 이장훈
  • 각본: 이장훈, 강수진
  • 원작: 이치카와 다쿠지 소설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출연: 소지섭(우진), 손예진(수아), 김지환(지호), 고창석(홍구)
  • 러닝타임: 131분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소설과 2004년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다시 만든 한국 멜로영화이자 이장훈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입니다. 원작의 판타지적 설정은 유지하면서 인물과 에피소드, 가족 관계에 한국판만의 변화를 더했습니다.

줄거리

아내 수아를 먼저 떠나보낸 우진은 어린 아들 지호와 둘이 살아갑니다. 수아는 세상을 떠나기 전 지호에게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면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깁니다.


그리고 정말 1년 뒤 비가 내리던 날, 우진과 지호 앞에 수아가 나타납니다. 모습은 그대로지만 두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은 모두 잃은 상태입니다.


우진은 수아에게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다시 들려주고, 세 사람은 함께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산책하며 다시 가족의 시간을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면 수아와 다시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2.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관람 포인트

  • 원작의 큰 줄기는 유지하면서 홍구와 새로운 에피소드, 유머를 더해 한국판만의 리듬을 만든 각색
  • 우진·수아의 연애뿐 아니라 수아와 지호가 다시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주는 가족 서사
  • 동화책, 폐역, 비와 물처럼 판타지 설정을 일상의 공간과 이미지 안에 자연스럽게 연결한 연출

그린팝콘 픽|5년 14고 끝에 만들어진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익숙한 일본 원작을 한국 배경으로 옮긴 리메이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장훈 감독과 제작진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과 세세한 고민이 들어간 작품이었습니다.


이장훈 감독이 제작진과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한 것은 2014년.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햇수로 5년이 걸렸고, 판권 계약 뒤 시나리오는 14고까지 수정됐습니다. 원작의 큰 줄기는 남기면서 홍구를 새로 만들고, 한국 관객에게 어색할 수 있는 관계와 모성 표현을 고쳤으며, 수아만의 공간처럼 한국판에만 있는 설정도 더했습니다.


인터뷰를 읽고 다시 보니 이 영화가 조금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다시 만든 것이 아니라, 오래된 이야기가 한국의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닿도록 작은 부분을 오랫동안 다듬은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 참고 자료: 스포츠동아 - 이장훈 감독·김재중 제작자 인터뷰, 아주경제 - 이장훈 감독 인터뷰

 

3. 관람평|하루만 온다 해도 만날 겁니다

제 강아지 초코가 떠난 지 1년쯤 됐습니다. 요즘도 가끔 생각합니다. 초코가 딱 하루만 돌아온다면 뭘 할까. 이상하게 특별한 건 하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같이 걷던 산책길에 다시 가고, 늘 누워 있던 자리에 같이 누워서 장난치고, 좋아서 환장하던 쥐포를 주고. 그게 전부입니다. 근사한 곳에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든 적이 없습니다.

 

혼자 이 영화를 보다가 그 생각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돌아온 수아와 우진, 지호가 보낸 시간도 결국 그런 하루들이었으니까요.

장마와 함께 돌아온 사람

2018년 개봉한 이장훈 감독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소지섭과 손예진이 나옵니다. 비가 오는 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수아가, 1년 뒤 장마가 시작되던 날 정말로 돌아옵니다. 기억은 전부 지워진 채로요.

 

남편 우진과 아들 지호는 그 사실을 숨긴 채 수아와 다시 같이 삽니다. 장마가 끝나면 수아도 떠난다는 걸 알면서 말입니다.

 

설정만 보면 슬픈 판타지인데, 그 특별한 시간을 영화는 놀랄 만큼 평범한 일상으로 채웁니다. 밥을 차리고, 우산을 쓰고 등교를 하고, 빨래를 개고. 근데 저는 그 평범함이 이 영화의 진짜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아온 사람과 보내는 평범한 하루

수아가 돌아와서 하는 일들은 사소합니다. 지호의 도시락을 싸고, 우진과 장을 보고, 셋이 밥상에 둘러앉는 것. 한정된 시간이라는 걸 아는 우진이 뭔가 대단한 이벤트를 벌일 법도 한데, 영화는 그러지 않습니다. 그냥 일상을 삽니다.

 

처음엔 그게 답답했는데 초코 생각을 하니까 바로 이해가 됐습니다. 저도 초코가 하루만 온다면 어디 멀리 갈 생각이 없습니다. 늘 걷던 그 산책길이면 충분합니다. 그 애랑 있던 보통의 시간이 이미 특별했으니까, 다시 갖고 싶은 것도 그 보통의 시간입니다.

 

지호한테 필요했던 건 놀이공원이 아니라 엄마가 싸준 도시락이었고, 우진한테 필요했던 것도 아내와 마주 앉는 저녁이었을 겁니다.

콩장 열 컵이 알려준 빈자리

영화에서 수아가 없는 동안 우진과 지호가 사는 모습이 나옵니다. 서툴게 밥을 챙기는, 어딘가 어설픈 살림. 그 장면들을 보다가 웃음이 났습니다. 저희 집 콩장이 생각나서요.

 

엄마가 며칠 여행을 가서 집이 빈 적이 있습니다. 동생이랑 콩장을 해 먹겠다고 냄비를 꺼냈는데, 콩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를 몰랐습니다. 한두 컵이면 됐을 것을, 모르니까 더 넣고 또 한번 넣고 하다가 한 열컵 가까이 넣은 것 같습니다.

 

냄비 한가득 콩장이 나왔고, 저희는 한동안 콩장만 질리게 먹었습니다. 반찬통을 열 때마다 콩장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줄지를 않았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매일 아무렇지 않게 차려지던 밥상이 사실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었다는 걸요. 콩 몇 컵인지 아는 것. 그 사소함이 쌓여서 일상이 돌아가고 있었다는 걸, 엄마가 없어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영화 속 우진과 지호의 어설픈 살림이 웃기면서도 짠했던 건 그래서였습니다. 사람의 자리는 큰 데서보다 콩 몇컵 같은 작은데서 먼저 드러납니다.

알면서도 다시 고르는 마음

이 영화의 결말은 앞의 이야기를 전부 다시 보게 만듭니다. 수아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동안 자신의 미래를 미리 봅니다. 우진과 결혼하면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것까지 전부 다요. 그걸 알면서도 그 삶을 골랐습니다. 지호를 낳고, 우진 곁에 있고, 약속대로 장마에 돌아오는 삶을요.

 

저는 이 결말이 무리한 반전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초코를 생각하면 이해가 됐으니까요.

 

만약 초코가 하루만 왔다가 다시 떠난다는 걸 미리 안다고 해도, 저는 만나는 쪽을 고를 겁니다. 헤어짐을 한 번 더 겪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다시 보내면서 아프더라도 그 하루를 아예 포기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수아의 선택이 그거였다고 생각합니다. 끝을 알아도, 그 끝까지 가는 동안의 보통의 날들이 그 값을 하고도 남는다는 것. 영화는 그 계산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보여줍니다. 도시락과 우산과 밥상으로.

 

초코가 정말 하루만 온다면, 그날 저녁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산책 갔다 와서, 늘 눕던 자리에서 한참 장난치다가, 쥐포를 조금 떼어줄 겁니다. 좋아서 환장하겠지요. 그 얼굴을 한 번만 더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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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시간여행자의 아내> 포토
※ 참고 자료: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공식 작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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