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바로 그런 영화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로드무비인 줄 알았습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청년이 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라기에 따뜻한 감동 정도를 예상했어요. 그런데 영화가 끝난 뒤 제 머릿속에 남은 것은 감동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여운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세상이 정해놓은 한계 속에서 출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우리를 가두는 것은 장애일까, 환경일까, 아니면 스스로 만든 두려움일까.'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그 질문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맞섬 - 꿈을 향해 도망친 것이 아니라, 꿈을 향..
이 영화를 본 지 한참이 지났지만, 이상하게도 아직 끝나지 않은 영화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여전히 저는 'Shallow'를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떠서 영상을 봤을 때도, 운전하면서 갑자기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영화 내용을 전부 기억하는 것도 아닌데,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잭슨과 앨리의 표정, 마지막 무대 장면,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제 모습까지 한꺼번에 떠오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두 번 볼 자신이 없습니다. 한 번 더 본다면 그때 느꼈던 감정이 희석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영화는 제 인생영화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기 때문이에요..
새벽 두 시였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뭐 볼지 십 분째 스크롤만 하다가 별 기대 없이 눌렀던 영화가 있습니다. '인턴'. 제목부터 너무 평범해서 그냥 자기 전에 가볍게 보고 끌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끄지 못했습니다. 70대 할아버지가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이야기. 내용도 대충 알 것 같았고 감동도 있을 것 같았는데 예상한 것 보다 훨씬 깊은 여운이 남는 영화. 너무 빠져들어 봤네요. 그날 이후로 저는 이 영화를 세 번 더 봤습니다. 그리고 볼 때마다 다른 게 보였어요. 기다림 - 아무 일도 안 시키는데도 괜찮은 신입벤 휘태커,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한 이 노인은 출근 첫날부터 책상에 앉아만 있습니다. 둘째 날도, 셋째 날도 똑같습니다. 아무도 그에게 일을 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