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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 드라마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리뷰|평생 남의 좌표로 살았던 사람

by 그린팝콘 2026. 8. 11.
📖 목차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포스터
▲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포스터

서울 자가와 대기업 부장이라는 성공의 좌표를 붙잡고 살아온 김낙수가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가는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리뷰입니다.
※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기본 정보 및 줄거리

기본 정보

  • 방송: 2025. 10. 25. ~ 11. 30.
  • 채널: JTBC
  • 장르: 휴먼, 오피스, 가족
  • 연출: 조현탁
  • 극본: 김홍기, 윤혜성
  • 출연: 류승룡(김낙수), 명세빈(박하진), 차강윤(김수겸), 유승목(백정태), 이신기(도진우), 이서환(허태환) 외
  • 회차: 12부작
  • 원작: 송희구 소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OTT: 넷플릭스

2025년 JTBC에서 방영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송희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10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해 11월 30일 12회로 종영했으며,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입사 25년 차 대기업 영업부장 김낙수에게는 서울 자가 아파트와 대학생 아들, 그리고 임원 승진이라는 다음 목표가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도 부족할 것 없는 삶이고, 본인 역시 지금까지 꽤 잘 살아왔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자신보다 젊은 후배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믿었던 회사에서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집에서는 아들 수겸이 아버지가 기대했던 것과 다른 길을 선택하려 합니다. 평생 가치 있다고 믿었던 회사와 집, 가족에 대한 기준이 하나씩 흔들리면서 김낙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삶과 마주하게 됩니다.

 

2.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관람 포인트

  • 인사고과와 승진 경쟁, 조직개편과 지방 발령, 희망퇴직까지 이어지는 현실적인 대기업 직장 생활
  • 잘난 척하다가도 금세 작아지는 김낙수의 모습을 생활감 있게 보여주는 류승룡의 연기
  • 부모 세대의 성공 기준과 다른 삶을 선택하려는 아들 수겸을 통해 드러나는 세대 차이

그린팝콘 픽|김 부장으로 시작해 작가 자신에게 도착한 원작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처음부터 출간을 계획한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던 송희구 작가가 개인 블로그에 쓰기 시작한 글이 출발점이었고, 반응이 커지면서 책과 웹툰, 드라마로 이어졌습니다.


제목 때문에 김 부장이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송희구 작가의 페르소나는 송익현 과장입니다. 작가는 송 과장 이야기의 약 90%가 자신의 경험이며, 자신이 되고 싶었던 모습도 더해 만든 인물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작도 1부 김 부장, 2부 정 대리와 권 사원, 3부 송 과장으로 시점이 이동합니다. 원래는 2부에서 끝낼 계획이었지만 마지막에 송 과장 이야기가 추가됐습니다. 그래서 제목은 '김 부장 이야기'지만 김 부장에게서 시작해 여러 직장인을 거쳐 결국 작가 자신의 경험이 가장 많이 담긴 송 과장에게 도착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연합뉴스 송희구 작가 인터뷰

 

3. 관람평|평생 남의 좌표로 살았던 사람

한동안 저는 소위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회사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는 곳이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녔습니다. 오래 다닐 수 있고, 매달 월급도 잘 나오고,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그런데 막상 그 안에서 오래 있을수록 제가 원하는 삶과는 많은 것이 다르다는 걸 점점 느끼게 됐습니다. 주변에서도 굳이 왜 그만두느냐고 할 만한 자리였지만 안정적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하고 보니 이상한 질문이 생겼습니다. 남들이 보기 좋은 선택이 아니면 어떤 기준으로 다음을 정해야 할지. 막상 선택을 하려니 갑자기 혼란이 왔습니다. 예전에는 '안정적인가'가 먼저였다면 이제는 뭘 봐야 하나... 갑자기 '나에게 맞는가'를 보고 선택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가진 것부터 보여주는 이야기

류승룡이 연기하는 김낙수는 25년 차 대기업 부장입니다. 서울에 자가가 있고, 아들도 대학까지 보냈습니다.드라마 초반은 ​김낙수가 자부심을 느끼는 이런 조건들을반복해서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자부심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공통점이 보입니다. 좋은 회사, 좋은 집, 아들의 대학. 김낙수가 가진 것들은 그 자체에 대한 만족보다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입니다.

 

김낙수는 자기 하루가 어땠는지보다 옆집이 어떤 차를 새로 뽑았는지에 더 예민합니다. 나의 이야기보다 남의 자식, 남이 타는 차, 남이 사는 집 이야기에 더 민감한 사람입니다. 정신을 쏟는 방향이 온통 밖을 향해 있습니다.

아들까지 증거로 만드는 사람

아들 수겸이 좋은 대학에 갔다는 것도 김낙수에게는 단순한 기쁨이 아닙니다.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옳았다는 증거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남들만큼 뒤처지지 않고, 자식 교육에 돈을 쏟아부은 그 삶의 방식이 맞았다는 확인입니다.


그래서 아들이 다른 선택을 하려 할 때 김낙수는 유독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아들이 아버지와 다른 방식으로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은 김낙수가 평생 지켜온 방식이 유일한 정답이 아니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들 수겸의 다른 선택이 김낙수한테는 반항이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위협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자식을 지켜보는 시선인데도, 결국 그 시선 안에 자기 자신이 들어 있는 겁니다.

잃은 것은 자리가 아니었다

드라마 후반, 김낙수는 회사에서 밀려나고 서울 자가까지 내놓게 됩니다. 겉으로 보면 회사와 집을 잃어가는 물질적 몰락입니다. 그런데 저는 김낙수에게 더 큰 충격은 다른 데 있었다고 봅니다.


비교할 대상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설명해주던 좌표가 무너진 겁니다. 대기업 부장도, 서울 자가의 주인도 아닌 순간 김낙수는 ​남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디에 찍어야 할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그가 정말 잃은 건 직급이나 아파트만이 아니었습니다. 평생 남의 좌표를 확인하며 자기 위치를 가늠해온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김낙수에게 필요했던 건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처음으로 남의 위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정하는 일이었을 겁니다.


저도 직장을 그만두면서 비슷한 순간을 지났습니다. 안정적이라는 조건 하나로 삶을 판단하던 때에는 저 역시 제 기준보다 바깥의 기준을 먼저 봤습니다. 남들이 보기 좋은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저를 대신 안심시켜 줬으니까요. 직장을 그만둔 뒤에야 '남들이 보기 괜찮은가'가 아니라 '나한테 맞는가'를 묻게 됐습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몰락과 재기의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저한테는 평생 남의 좌표로 자기 위치를 확인해온 한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눈으로 자신을 보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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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네이버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영화 <아메리칸 셰프> 포토

※ 참고 자료: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공식 작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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