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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영화 <하이파이브> 리뷰|야쿠르트 아줌마가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by 그린팝콘 2026. 6. 21.
📖 목차

영화 하이파이브 포스터
▲ 영화 <하이파이브> 공식 포스터

장기이식 후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사람의 이야기. 영화 <하이파이브> 리뷰입니다.
※ 스포주의|본 포스팅은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결말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영화 <하이파이브> 기본 정보와 줄거리

기본 정보

  • 개봉: 2025. 05. 30.
  • 장르: 코미디, 액션
  • 감독·각본: 강형철
  • 출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오정세, 신구, 박진영
  • 러닝타임: 119분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수상: 제46회 청룡영화상 편집상 남나영

〈하이파이브〉는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인 장편영화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장기이식을 받은 뒤 초능력을 얻는다는 설정을 한국의 골목과 작업장, 태권도장 같은 익숙한 공간에 옮긴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줄거리

태권소녀 완서, 작가 지망생 지성, 프레시 매니저 선녀, 작업반장 약선, 백수 기동은 한 명의 기증자로부터 각각 심장과 폐, 신장, 간, 각막을 이식받습니다. 수술 뒤 건강을 되찾은 다섯 사람에게는 괴력과 강풍, 치유, 전자기기 조종 등 장기와 연결된 초능력까지 생깁니다.


몸에 나타난 같은 표식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이들은 팀을 만들지만, 능력도 성격도 제각각이라 만날 때마다 사고가 벌어집니다. 한편 같은 기증자의 췌장을 이식받은 새신교 교주 영춘은 절대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나머지 이식자들의 능력을 노립니다.

 

2. 영화 <하이파이브> 관람 포인트

  • 기원전 벽화에서 현대의 장기이식으로 이어지는 초능력의 기원
  • 음악의 박자와 점프 매치로 여러 인물을 빠르게 연결하는 편집
  • 언덕길과 작업장, 골목과 전동카트를 활용한 생활형 히어로 액션

그린팝콘 픽|왜 코미디 히어로 영화가 기원전 벽화로 시작할까

〈하이파이브〉는 초능력자들보다 먼저 기원전 5300년의 고대 벽화를 보여줍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몸을 거쳐왔다는 장면으로, 곧 코미디가 시작될 영화치고는 꽤 흥미로운 출발입니다.


강형철 감독은 처음에는 스릴러나 누아르처럼 보이다가 코미디로 전환되는 반전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이 힘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에는 신으로 추앙받거나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오래된 힘이라는 설정도 담았습니다.


이 오프닝은 〈하이파이브〉가 가볍게 웃고 끝나는 영화만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보여줍니다. 한 사람에게 있던 힘이 장기이식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나뉘며, 영화가 펼쳐갈 이야기의 출발점도 여기에서 만들어집니다.


※ 참고 자료: 씨네21, 「바로 옆 사람을 위한 판타지, 〈하이파이브〉 강형철 감독 인터뷰」

 

3. 관람평|야쿠르트 아줌마가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극장을 나오면서 친구한테 제일 먼저 한 말이 이거였습니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이렇게 멋있어도 되냐?" 농담으로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를 다 본 사람이라면 이 문장이 왜 진심인지 알 겁니다.

 

2025년 5월에 개봉한 <하이파이브>는 <과속스캔들>과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영화입니다. 다섯 명의 초능력자 이야기고, 누적 관객 수 약 189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이라는 말을 듣고 살짝 걱정했는데 코믹 액션이니 큰 기대 없이 웃으면서 재밌게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마스크걸의 주오남 때문에 고른 영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안재홍 때문에 골랐습니다.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주오남을 연기한 걸 보고 이 배우는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순하고 웃긴 이미지로만 알던 배우가 그렇게 서늘한 인물을 소화하는 걸 보고 나니, 이 사람이 코미디를 하면 어떤 얼굴일지 궁금했습니다.

 

<하이파이브>의 지성은 그 궁금증에 대한 답으로 충분했습니다. 폐를 이식받고 숨을 무한정 참는 능력을 얻은 작가 지망생 역인데, 능력부터가 웃깁니다. 초능력이라는 게 고작 숨 참기라니요. 더 웃긴 건 이 시시한 능력을 진지하게 대하는 얼굴입니다. 마스크걸의 주오남과 같은 배우라는 게 신기할 만큼 결이 다른데, 둘 다 설득이 됩니다.

동네 사람들의 초능력

설정은 이렇습니다. 의문의 기증자가 남긴 심장과 폐, 신장, 간, 각막은 서로 다른 다섯 명에게 이식됩니다.

 

심장을 받은 태권소녀 완서는 괴력과 엄청난 속도를 얻고, 폐를 받은 지성은 숨을 참고 강풍을 일으키는 폐활량을 갖게 됩니다. 각막을 받은 백수 기동은 전자기파를 눈으로 보며 손가락을 튕겨 전자기기를 조종합니다. 간을 받은 작업반장 약선은 아픈 사람을 고치는 힐러가 되고요. 그리고 신장을 받은 야쿠르트 매니저 선녀가 있는데, 이 사람의 능력은 본인도 모릅니다. 뭐가 달라졌냐고 물으면 그냥 예뻐진 것 같다고 답하는 게 전부입니다.

 

이 능력 구성이 이 영화의 정체성입니다. 레이저를 쏘거나 하늘을 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강형철 감독이 시사회에서 밝힌 말이 이 지점을 정확히 설명합니다. CG가 현실에 발을 붙이길 원해서 인물들을 동네 이웃 같은 사람들로 설정하고 캐스팅했다고요. 태권도장 딸, 야쿠르트 매니저, 작업반장. 마블 히어로들이 사는 뉴욕이 우리 동네 골목으로 바뀐 느낌입니다. 문제는 췌장을 받은 여섯 번째 인물입니다. 사이비 종교 새신교의 교주 영춘이 생명력을 빼앗는 능력을 얻고, 나머지의 능력까지 노리면서 이야기가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4년 동안 창고에 있다가 나온 영화

이 영화에는 영화 밖 사연이 하나 있습니다. 촬영은 2021년에 다 끝났는데 개봉은 2025년이었습니다. 출연 배우 유아인의 사건 때문에 4년 가까이 공개를 못 하고 묵혀둔 겁니다. 저는 논란을 알고 극장에 갔는데, 막상 보는 데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영화가 다섯 명의 앙상블로 굴러가는 구조라 한 사람에게 시선이 쏠리지 않기도 하고요.

 

오히려 저는 이 영화가 4년을 버티고 나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창고에서 끝났으면 아까웠을 영화이니까요. 청룡영화상 편집상을 받은 것도 개봉했으니 가능했던 일입니다. 강형철 감독 입장에서는 7년 만의 신작이 4년 묵혔다 나온 셈이니 속이 탔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늦게라도 만난 게 이득이었습니다.

야쿠르트 카트를 보면 선녀가 떠오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만 꼽으라면 야쿠르트 카트 추격신입니다. 조그만 전동카트와 악당들 차량이 진지하게 쫓고 쫓기는데, 웃기면서 은근 스릴 있습니다. 이 조합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 화면으로 보면 됩니다. 사소한 소재로 이만큼 속도감을 뽑아내는 게 강형철 감독의 장기라는 걸 다시 확인한 장면이었어요.

 

라미란의 연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팀에서 히어로 이름을 정할 때 선녀가 받은 이름이 후레쉬걸인데, 그 이름을 받아들이는 능청스러운 얼굴부터 웃깁니다. 내내 자기는 능력이 없다며 밥이나 챙겨주던 동네 아줌마 포지션인데도 라미란이라서 그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근데 여기서 반전. 내내 자기 능력이 뭔지 모르던 선녀의 진짜 능력이 후반에 밝혀지는데, 다른 사람의 초능력을 흡수하고 전달하는 능력입니다. 선녀가 있어야 흩어져 있던 힘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거죠. 웃으면서 보다가 갑자기 퍼즐이 딱 맞춰지는 쾌감이 왔고, 살짝 소름도 돋았습니다. 마지막에는 완서의 괴력보다 선녀가 해내는 일이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하이파이브’는 그냥 두 시간 동안 편하게 웃는 오락 영화에 가깝습니다. 근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 영화가 제 일상의 풍경 하나를 바꿔놨습니다. 동네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카트를 몰고 가시는 모습을 보면 선녀가 불쑥 생각나고 갑자기 멋있어 보여서 혼자 피식- 웃게 됐습니다. 이런것까지 참 유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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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이파이브>, <와일드 씽> 포토
※ 참고 자료

  • 영화 <하이파이브> 공식 작품 정보
  • 연합뉴스 – 강형철 감독 ‘하이파이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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