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혼자 보길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옆에 누가 있었다면 민망해서 쩔쩔맸을 것 같습니다. 내용이 무거운 것도 아니고,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눈에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 영화를 큰 기대 없이 켰습니다. '아, 할머니랑 손녀가 제주도에서 감동적으로 사는 이야기겠구나.' 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표면은 따뜻하고 잔잔한데, 속에는 꽤 무거운 것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사기, 거짓, 죄책감, 그 위에 덮이는 사랑. 그게 뒤섞이는 방식이 이 영화를 단순한 '가족 영화' 이상으로 만들어 줬습니다. 손녀 - 혜지라는 이름을 빌린 은주이 영화의 핵심 반전은 꽤 충격적입니다. 12년 만에 할망을 찾아온 '혜지'는 사실 진짜 손녀가 아닙니다. 진짜 혜지는 ..
82년생입니다. 포스터에서 김고은, 박지현 두 사람 얼굴만 보고 "이 정도면 연기는 걱정 없겠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는데, 어린시절 장면에서 거의 미동도 않하고 몇 편을 내리 본 것 같아요. 국민학교 교실 칠판 글씨체, 애들 교복, 선생님이 출석 부르는 방식까지. 제 기억 속 어딘가에 있던 장면들이 화면에 그대로 펼쳐지는데, 이게 단순한 향수가 아니었습니다. 그 시절 제가 느꼈던 감정, 딱히 이름 붙이기 어려웠던 그 감정이 갑자기 다시 올라왔습니다. 제 어린시절 사진을 찾아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어린시절 — 이름 없는 감정의 정체극 중 류은중과 천상연은 둘 다 82년생입니다. 타임라인이 제 기억과 정확히 겹치는 탓에, 보는 내내 그냥 제 어린 시절 속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국민학교 때 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