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 손가락 하나로 더듬더듬 벽을 짚는 아이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 순간 저는 숨을 멈췄어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일곱 살 아이, 은혜의 첫 등장 장면이었습니다. 평소 영화 보면서 잘 안 우는 편인데, 이날은 시작한 지 10분 만에 눈물이 났습니다. 빚에 쪼들려 전세 보증금 8천만 원을 가로채려고 아이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제식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처음엔 '저 사람 진짜 나쁘다' 싶다가도 어느새 같이 무너지게 되더라고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시청각장애라는 말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상상도 못 했고요. 이 글에서는 스포일러를 포함해서 제가 직접 느낀 감정 그대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도, 이미 보신 분들도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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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7. 17:13